상관관계 vs 인과관계: 헷갈리면 돈 잃어요
아이스크림이 많이 팔린 날, 익사 사고도 늘어요. 그럼 아이스크림이 익사 사고의 원인일까요? 당연히 아니죠.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둘 다 '여름'이 만든 거예요.
이게 상관과 인과를 헷갈릴 때 벌어지는 착각이에요. 예시는 매우 비약적이지만 사실 우리는 실생활에서 이렇게 심하지는 않은 다양한 착각을 하고 삽니다. 마케팅에선 이 착각이 곧 돈이에요. 엉뚱한 채널에 예산을 몰거나, 멀쩡한 캠페인을 죽이거든요. 오늘 이 둘을 확실히 갈라드릴게요.
상관과 인과, 한 줄 정의
간단합니다. 상관은 '같이 움직인다', 인과는 '하나가 다른 하나를 만든다'예요.
아이스크림과 익사는 그래프가 똑같이 움직여요. 상관은 아주 높죠. 하지만 하나가 다른 하나를 만든 건 아니에요. 상관이 높다고 인과인 건 아니라는 얘기예요.
왜 자꾸 헷갈릴까 — 교란변수
제일 흔한 이유는 '숨은 제3의 원인'이에요. 이걸 교란변수(confounder, 두 대상을 동시에 움직이는 뒤에 숨은 변수)라고 해요.
아이스크림-익사의 진짜 원인은 기온이에요. 여름이 오면 아이스크림도 팔리고, 물놀이도 늘어 익사도 느는 거죠. 상식적이죠? 하지만 이 두 결과 사이의 연결은 '가짜 상관'입니다.
마케팅에도 똑같은 함정이 있어요. 세일 기간에 광고비도 늘리고 매출도 올랐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매출을 올린 건 광고일까요, 세일일까요? 이 상황에선 '세일'이 교란변수예요. 광고 효과와 세일 효과가 뒤엉켜서, 광고 공으로 착각하기 딱 좋은 상황이죠.
한 가지 더. 방향이 거꾸로인 경우도 있어요. "충성 고객이 이메일을 많이 연다"를 보고 "이메일을 많이 보내면 충성 고객이 된다"고 뒤집으면 곤란해요. 원래 충성 고객이라 여는 거일 수 있거든요(역인과). 역, 이 대우. 간단하죠? 상관관계가 인과관계처럼 보이는 상황, 비즈니스에선 매우 흔하게 발생합니다. 그리고 그 덫에 빠지기도 쉽고요.
그럼 인과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방법은 하나입니다. 항상 얘기하지만 답은 실험이에요. 다른 조건은 다 똑같이 두고, 딱 하나만 바꿔서 비교하는 거예요. 무작위로 두 그룹을 나눠 한쪽에만 액션을 하면, 교란변수가 양쪽에 골고루 섞여서 교란변수의 영향이 상쇄돼요. 그래서 남은 차이를 '그 액션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실전에서 이렇게 확인하는 게 A/B 테스트예요.)
관측 데이터만으로는 웬만하면 인과를 명확히 밝혀내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상관이 높아도 "이것 때문"이라 단정할 수 없어요. 그래서 성숙한 분석은 관측으로 '연관'을 찾아 방향을 잡고, 확정은 실험으로 합니다.
- 광고의 진짜 효과를 실험으로 가려내는 얘기는 증분성 측정 글에서 자세히 다뤘어요.
- 채널 기여를 관측 데이터로 추정하되 '연관'까지만 말하는 이유는 마케팅 믹스 모델링 글에 있고요.
오늘 해볼 것
리포트를 보다가 "A랑 B가 같이 움직이네"를 발견하면, 결론 내리기 전에 딱 하나만 물어보세요. "둘 다를 움직이는 제3의 이유가 없을까?" 시즌, 프로모션, 가격 변동, 큰 이벤트 같은 것부터 다른 채널의 증액, 경쟁사의 상태까지. 그리고 '이것 때문'이라고 슬랙에 쓰기 전에 한 번 더. "이걸 실험으로 확인했나?" 이 두 질문만 습관으로 만들어도 값비싼 착각을 상당히 걸러낼 수 있어요.
마무리
상관은 같이 움직이는 것, 인과는 결과를 만드는 것. 둘이 헷갈리는 건 대개 숨은 교란변수 때문이고, 인과를 확정하려면 실험이 필요해요.
제가 만든 이 사이트의 절대원칙이 이겁니다. 관측 데이터로 나온 결과는 '인과'라고 단정하지 않고 '연관'으로 정직하게 표시하고, 확정이 필요하면 실험으로 검증하라고 안내해요. 데이터가 부족하면 '추정 불가'라고 솔직히 말하고요.
숫자를 부풀려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보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구분하는 게 결국 더 나은 의사결정을 만들거든요. 그리고 틀리는 것보다는 모른다고 인정하는 게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더 유능해보입니다.